5-2-05. [magicart]지지리도 싫은 녀석
 

제    목 :[magicart]지지리도 싫은 녀석
게 시 자 :창조요정(김윤재)       게시번호 :84
게 시 일 :97/11/25 17:10:00      수 정 일 :97/11/24 22:05:58
크    기 :6.6K                   조회횟수 :50061

☆★☆★☆★☆★☆★☆★☆★☆★ 반갑습니다. magicart 입니다. ☆★☆★☆★☆★☆★☆★☆★☆★ ==남녀 사이에 있어서 그것이 본원적인 감정이란 불가능하다.== ---로렌스--- 살아가다 보면 여러 부류의 사람을 만나지요. 그리고 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 우리는 자신의 인생을 재조명하게 됩니다. 제가 지금부터 말하는 친구는 정말 깨는 녀석입니다. 어느 정도 인생은 이미 유년시절부터 결정되었다고 규정 짓는다면 모두들 그 때의 특성과 개성대로 자기 길을 찾았어야 했겠지만 전혀 의외의 분야에 몸을 빠뜨리고 있는 걸 보면 삶은 예기치 않았던 일로 굴절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 적절한 접근 방식이라고 보는 것이 무리가 없겠지요. *버스를 농락하는 녀석* 1. 제가 배급받은 고등학교는 목동에 있었지요. 저희 집이 영등포니까 꽤 멀었습니다. 늘 콩나무 대가리처럼 서로의 몸을 밀착시키고 출·퇴근을 했습니다. 길은 얼마나 막히는 지, 다행히 제가 접촉하는 전극이 마이너스라면 다행이지만 같은 플러스라면 정말 지옥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강이라는 녀석이 있었지요. 정말 깨는 놈이었습니다. 녀석 때문에 내가 쪼파린 기억을 더듬으면 한밤중에도 벌떡벌떡 선 답니다. 하하....이상한 쪽으로 상상하지 마십시오. 거기가 아니라 거기입니다. 그 날도 녀석과 난 버스 문에 매달려서 탔습니다. 제 별명은 불도우저 였지요. 여러분도 가득 버스를 타 본 분은 아시겠지만 앞에는 송곳 박을 땅도 없을만큼 빽빽하지만 뒤에는 축구를 할 정도로 공간이 넓지요. 제 앞에는 거칠 것이 없었습니다. 그냥 무작정 밀고 나가는 겁니다. 적들의 도시락 지뢰와 쌍바위골을 헤쳐나갑니다. 정말 힘겨운 싸움이지요. 근데 문제는 그 때였어요. 제가 넓다란 공간으로 진출했을 때 버스가 가지 않더라구요. 왜 안가냐 했는데 기사 아저씨가 소리를 질렀습니다. “어떤 새꺄! 껌종이 낸 새끼 빨리 나와!” 강. ‘이 녀석이 또 껌종이를 냈구나.’ 문제는 녀석이 껌종이를 낸 데서 발단된 겁니다. 기사 아저씨는 범인을 색출하지 못하면 파업이라도 불사하겠다는 각오였어요. “셋 셀 동안 안나오면 내가 잡는다.” 참 웃긴 말입니다. 그냥 잡으면 되지 셋은 왜 세는지.. 아마도 대충 짐작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 나라 사람은 셋이라는 숫자를 참 좋아하지요. 가위 바위 보도 세가지 중에 하나고. 싸우면 항상 삼 세번. 고스톱 칠 때도 쓰리 고. 대학교 입시도 삼수까지는 해야 군대를 보내주고. 우리가 이름짓는 사람의 이름. 삼식이. 삼룡이. 삼순이. 삼월이. 춘삼이. 대통령인 032(인천지역번호입니다. 안기부는 착오 없으시기를) 무너지면 삼풍. 삼익피아노의 부도. 알고보면 유니텔도 삼성껍니다. 이야기가 잠시 삼성동으로 빠졌군요. 암튼 기사 아저씨는 핏기가 하늘로 솟구쳤어요. 정적만이 감돌고 있었지요. 전 녀석의 얼굴을 보면서 자수하라는 눈빛을 줬어요. 그러나 녀석은 흥얼흥얼 거리면서 노래를 부르는 겁니다. 저 여유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삶을 초탈한 자아탈피에서 오는 것일까? 아님 겁대가리를 상실한 무모한 혈기인가? 역시 버스 기사님은 멋있어요! 우리는 대체적으로 버스 기사님이 멋있을 때가 중앙선 침범. 사거리 신호 무시. 정류장 통과. 이럴 때만 멋있게 보였잖아요. 그러나 제 기억 속에 그때 그함성 역시 멋있었습니다. “파란 가방 메고 있는 새끼! 나와!” 맞아요!. 녀석은 파란 가방을 메고 있었어요. 기사 아저씨는 얼굴을 보지는 못했어도 가방은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은 모양입니다. 이제 녀석은 도마 위에 놓인 붕어였습니다. 곧 기사 아저씨는 사시미를 휘두르겠지요. 아~ 좋아라. 근데 녀석은 마음을 먹었다는 듯이 창문을 열어 가방을 휙~ 던지는 것이었습니다. 전 놀랐어요. 동시에 사람들이 저에게 뜨거운 눈총을 주는 거에요. 아차~~이런~~ 제 가방도 녀석과 같은 파랑가방이었어요. 녀석과 남대문 시장에서 4000원 주고 산 것이었거든요. 그때 그 난감함. 녀석은 음흉한 모습을 보이며 날 보며 씩 거렸어요. 그 기분....... 망치로 열 대 맞고 우에마로 한 대 더 맞은 느낌. 전 바로 기사에게 끌려나가 욕을 열라많이 듣고 아무런 말 없이 내려야 했답니다. 사람들의 짜증이 제 머리를 쥐어뜯더군요. 그리고 녀석이 버린 가방을 들고 학교까지 걸어가야 했었습니다. 학교에서 지각을 해서 졸라리(열라리열배) 터지고 녀석은 매점에서 라면을 사주며 저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2. 강. 녀석이 두 번째 절 골탕먹인 건 토요일 이었습니다. 제가 창가에 앉고 녀석은 서서 갔지요. 녀석은 교대하면서 앉자고 했지만 전 완강히 거부했습니다. 녀석이 앉으면 그 자리는 절대 탈환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몇 차례 경험으로 알고 있었지요. 물론 라면 한 그릇을 얻어 먹으면 전 헤헤거렸지만 계란을 안 넣어줘서 전 삐졌었습니다. 녀석은 씩씩 거리며 나를 골탕먹일까 골을 데굴데굴 굴렸지만 저의 방어는 완벽했습니다. 근데 문제는 시장 정류장을 지날 때였습니다. 녀석과 난 같은 동네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다섯 정거장만 가면 내려야 했습니다. 근데 녀석이 갑자기 내리는 것입니다. 전 의아하게 바라보는데 제가 생각할 틈도 없이 녀석은 또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내리더니 창문을 열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윤재 xx. 왕 xx. 전봇대xx.~~” 전 당하고 만 것입니다. 가뜩이나 여상 애들과 같이 퇴근하는 길이어서 쪼파림은 배가 되었지요. 여자들의 키득거림. 그리고 아주머니들의 시선. 아저씨들의 부러운 표정. 모두들 제 거시기를 바라보더군요. 너무 쪼파려서 전 다음 정류장에 내려서 네 정거장을 걸어가야 했습니다. 그리고 녀석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야~~ 번데기xx. 전봇대라고 하니까 기분 좋지? 그지?” 3. 강. 세번 째 당한 날은.... 월요일 이었습니다. 대개 한 주의 출발이 중요하듯이 학교에서도 월요일의 지각은 보너스의 구타가 기다리고 있었지요. 전 늦게 일어났어요. 그리고 버스를 타고 갔지요. 물론 녀석과 함께 갔습니다. 앞으로 네 정거장만 가면 학교에 도착합니다. 근데 녀석이 갑자기 내리는 것이었습니다. 극도의 불안감. 녀석이 이상한 행동을 하면 피해자는 늘 나였기에 불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 맨 앞 좌석 창가에 앉아 있었는데 녀석이 버스를 따라 막 뛰는거에요. 마치 NICE(NIKE의 짜가) 신발 신은 아이처럼 무지하게 빨리 뛰었습니다. 백미러로 보던 운전기사도 놀랐는 지 입을 헤벌레 벌리면서 오른 쪽을 봤습니다. 어떻게 버스보다 빠르게 달리지? 아마 운전기사는 이렇게 묻고 싶었을 겁니다. ‘엑셀을 밟으란 말이야!’ 한소리 해 주고 싶었지만 위의 껌종이 사건 때 쫓겨났던 그 기사 아저씨기에 조뇽히 있었습니다. 정말 한 편의 영화였어요. 전 녀석이 정말 저렇게 빠르다는 게 믿기 어려웠어요. 6분 정도...... 정말 녀석은 버스랑 나란히 뛰고 있었어요. 오토바이가 다녀야 할 길을 장악한 채.. 난 너무나 놀라서 녀석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곧 지치겠지요. 그리고 녀석이 버스랑 차이가 날 때 씩 웃으면서 녀석의 염장을 질를라고 했습니다. 마침 녀석이 내 시야에서 조금씩 벗어났습니다. 그래서 전 왼손을 쭉 펴고 오른손으로 주먹을 쥔 채 왼손바닥에서 미끄러지듯이 펄떡 쳤지요. 이건 엿먹으라는 손의 신호였지요. 근데 백미러 뒤에서 보이는 녀석은 날 조롱하듯이 웃고 있었던 겁니다. 아~~이런. 또 당했습니다. 제길.....학교 앞을 지나친 겁니다. 녀석은 내가 넋을 잃도록 해서 학교 앞 정류장을 지나치게 했던 것입니다. 전 그래서 월요일에 보너스 구타를 당했습니다 부록으로 운동장을 몇바퀴 돌았지요. 더더욱 불행하게 그 날은 녀석이 라면을 안사줬습니다. ☆★☆★☆★☆★☆★☆★☆★☆★ thank you for your reading written by magicart ☆★☆★☆★☆★☆★☆★☆★☆★
5-2-05. [ciga] 대 화 방 (1)  끝.       메인메뉴로 이동  재미있는 이야기 메인메뉴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