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07. 큰일이야! 삐삐때문에
 

       1997년 6월 가양하수처리장 게시판에 발표된 내용입니다.


직원 여러분! 안녕하시죠? 상조회장 김영수입니다. ~꾸벅 상조회장으로 임무를 수행한지 벌써 임기의 절반인 6개월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회원 여러분께서 상조회에 보내주신 성원에 대하여 고맙게 생각하며, 앞으로 남은 기간에도 저를 믿고 밀어 주신 회원 여러분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상조회에 관련된 모든 업무는 책임지고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며, 어려운 직원들의 입장에 서서 일하겠습니다. 상조회장은 항상 회원 여러분 곁에 있으니 상조회와 관련된 일은 부담없이 언제든지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상조회 발전을 위하여 회원 여러분의 질책과 조언에 대해서 겸허히 수용하도록 하겠으며, 회원 여러분의 아낌없는 관심과 격려가 있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멋진 하루 되세요! (Have a Nice Day!) 연락처 : 구내☏ 1334∼36 호출 012-1112-3070 1997. 6. 9. 제11대 상조회장 김영수 (추신) 『심심풀이 문제』출제 요청에 대한 답변 ☞ 상조회장 품위(?)를 지키기 위하여 부득이 보류중에 있으며, 임기를 마치면 매주 2회(월,목) 2문제씩 게시판에 연재할 예정입니다. 더욱 알차고 재미있는『심심풀이 문제』를 기대하리라! ~짜자잔 "오늘은 왠지" 의 후속편인 "큰일이야 !" 를 하면서 물러나겠습니다. 큰 일 이 야 !! 나도 한때는 삐삐(무선호출기)가 없었드랬었지! 출퇴근하는 버스나 전철 안에서 삐삐 호출음에 주위 사람들이 자신들의 삐삐를 쳐다 볼 때에 혼자 쪽(?) 팔렸던 적이 수 없이 많았었었지! 그래서 고장난 삐삐를 장식용으로 가지고 다니면서 삐삐가 있는 것처럼 쌈박하게 행동한 적도 있었드랬었지! 그리고 내가 정말 삐삐를 소유하고 있는 걸로 착각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만의 통쾌감을 느낄 수가 있었드랬었지! 맞아! 그랬드랬었었었지! 그러던 어느날! 어머니의 협박(?)에 못 이겨 맞선을 봤었는데 슬프고도 황당한 사건이 터졌던거야! ~믿거나 말거나 실제 있었던 사건임. 처음 만난 아가씨 앞에서 호구 조사(?)와 같은 썰렁한 얘기는 하지 않고, 나의 대화 소재는 지금 생각해 봐도 환상적인 노래방의 최신곡, 최근 유행 하는 유모(Humor), 텔레비젼 만화영화, 덩달이와 빠떼루, 만득이와 곰바우, 왕자병과 공주병, 요즘 잘 나가고 있는 신세대 연애인 등과 같은 신선하고 영양가(?) 있으면서 통통 튀는 것들 이었는데…… ~~낄낄 대화 내용이 삐삐로 바뀌면서 나는 기가 꺽였고 마침내 아가씨로 부터 "삐삐를 양심불량하게 사용한다"고 깨지기 시작하면서 나중엔 "정신년령이 의심스럽다"는 소리까지 들으며 무참히 채이고 말았던거야! ~~흑흑 나는 그때까지도 분위기 파악을 못한 채 삐삐로 구겨진 자존심을 만회해 보려고 정신년령이란 말이 나온 김에 "정신병원에서 한 5년 동안 있었다" 고 아무 생각없이 솔직히 고백(?)했는데 갑자기 아가씨 표정이 심각해 지 면서 불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지…… ~~흐흐 ~왜 그런지 알지롱! 그래서 공포분위기(?)를 반전시켜 보려고 화장실을 다녀 온 후 "정신병원 에서는 입원했었던 것이 아니고 근무를 했었다"는 것을 해명하고 엄청나게 재미있는『정신병원 시리즈』로 대화를 전환하려고 머리를 굴렸는데…… 아가씨는 자리에 없고 아무 말도 없이 훌쩍 떠나 버리고 말았던거야! ~으윽! ~바람 맞았다고나 할까? ~아니면 왕(?) 황당이라고나 할까 ? 돌아올 때 비는 억수같이 내리는데 우산도 없이 쓸쓸히 걷는 내 모습이 왜 그렇게 초라해 보이던지! 무심코 하늘을 향하여 이렇게 중얼거렸지! ~어떻게 보면 내가 문제아로 생각되겠지만, 나는 순수(純粹) 그 자체야! ~흥! 정신병원 근무와 입원은 다르다고 봐! (줄친 곳은 텔레비젼 건빵 광고의 억양으로 발음하여야 함) ☞ 계속 [참고: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정신병원이 금년에 은평병원으로 이름이 바뀜] 집에 도착하니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 "이! 짜쌰! 직장 이야기할 때는 정신병원이라 하지 말고 시립병원이라 하라고 3억번(?) 이나 말했잖아!" ~~으이고! 5년여 동안 입에 밴게 어떻게 하루 아침에 고쳐진당? ~쩝 어머니를 진정시키고 비 맞은 머리 감은 후에 헤어 드라이어로 머리에 열(?) 팍팍 받으면서 결심했었지. 박봉에 사재 털어 삐삐 장만하기로 삐삐 호출번호 나오던 날은 삐삐 없었던 설움(?)을 생각하면서 삐삐번호 만세를 불렀었지. 그리고 명함까지 만들어 만나는 사람마다 돌렸드랬었지 기쁨과 감격의 눈물과 함께 이제 부터『쪽팔림 끝, 잘난척 시작』이라 고 생각하고 목에 힘(?) 주고 다니기로 했었지. 맞아! 그랬드랬었었었지! 그러나 삐삐를 소유한 기쁨도 잠시 뿐이었던거야! ~쩝 ~또 다른 아픔이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 왜? 자랑스런 나의 삐삐는 침묵을 지키고 울리질 않는 거야? 큰일이야! 며칠동안 울리지 않아 "혹시 고장난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호출기능을 시험하여 그때마다 울리는 삐삐를 보면, 고장이 아니라는 기쁨 보다는 나의 인간성을 의심하면서 씁씁함과 썰렁함으로 슬픈 마음이었지. 큰일이야! 며칠 전에는 엄청나게 황당한 삐삐 호출이 있었드랬었지 분명히 내가 호출한 것은 아니었고 알람시간을 지정하여 둔 것도 아닌데, 잠(?)만 자던 삐삐가 기다린 보람있게 힘차게 울리는 것이었어 ~~야 ~아-! 기쁘다♬ ~우와! ~드디어 개시하는구나♪ ~룰루랄라 ~_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설레이는 마음으로 삐삐 표시창을 봤는데…… ~으이구! 속 터져라! ~에고 ~에고 ~~글쎄 건전지 교체하라는 경고음이었던 거야! ~엉엉 큰일이야! 삐삐 때문에 왕(?) 스트레스 받아서 …… 큰일이야! 정신년령이 의심스러워서 …… ~~으휴 ~나! 상조회장 맞아? 오늘은 웬지! 호출기 진동에 사정없이 안마 받고 싶어라! 오늘은 웬지! 음성 사서함 메세지에 샤워하고 싶어라! 오늘은 웬지!『심심풀이 문제』를 출제하고 싶어라! 오늘은 웬지! 노래방에서 최신곡 부르고 싶어라! 오늘은 웬지! 정신병원에 놀러 가고 싶어라! 오늘은 웬지! 신혼여행 떠나고 싶어라! 오늘은 웬지! 붕어빵 먹고 싶어라! 오늘은 웬지! 술 취하고 싶어라! 오늘은 웬지! 튀고 싶어라! 오늘은 웬지! 큰일이야 ! 오늘은 웬지! 끝! 1997년 6월 9일 육해공을 주름잡는 오리 김영수
5-1-07. 큰일이야! 삐삐때문에   끝.       메인메뉴로 이동  재미있는 이야기 메인메뉴로 이동